바다 보고, 맛있는 것 먹고, 좋은 리조트에서 제대로 쉬기로 한 여행. 우리 가족 넷이 함께 보낸 나흘의 기록입니다.
SCROLL이번 여행의 규칙은 하나였습니다. 많이 보는 것보다 함께 오래 머무는 것.
Jin Air · To Okinawa진에어를 타고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떠난 것은 오전 9시 45분. 두 시간 남짓이면 닿는 거리지만, 바다 색깔부터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출발이라 이륙하자마자 딸과 엄마, 아빠는 나란히 잠들었고, 혼자 깨어 있던 아들이 그 모습을 셀카로 남겼습니다.
숙소는 두 곳으로 나눴습니다. 앞의 이틀은 ANA 인터컨티넨탈 만자 비치 리조트에서 바다와 리조트를 온전히 누리고, 마지막 밤은 JR 규슈 호텔 블라섬 나하에서 국제거리와 가깝게 묵었습니다.
공항에서 차를 받아 바다 위 테라스에 들르고, 해 지기 전에 리조트에 닿은 첫날.
나하공항에 도착해 오달렌트카에서 차를 받았습니다. 예약한 차는 5인승 씨엔타였는데, 카운터에서 검은색 토요타 노아로 업그레이드! 넉넉한 실내 덕분에 넷이 짐을 싣고도 여유롭게 다녔습니다.
이 차가 나흘 동안 우리 가족을 북쪽 츄라우미부터 남쪽 나하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나하공항에서 차로 15분, 바다 위로 다리를 건너면 세나가섬의 우미카지 테라스입니다. 하얀 건물들이 바다를 향해 층층이 늘어서 있고, 바로 옆이 공항 활주로라 비행기가 수시로 머리 위를 지나 바다 쪽으로 내려앉습니다.
노란 차양 아래 테라스에서 엄마는 바다 위로 내려오는 비행기를 연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넷이 함께 찍은 이번 여행 첫 가족사진도 이곳에서 남겼습니다.
KAN'S Ice Cream첫 점심은 우미카지 테라스의 카프리셔스 쇼쿠도(カプリシャス食堂). 이곳 오키나와 소바는 모두 차가운 냉소바라, 더운 날씨에 딱 맞는 첫 끼였습니다.
디저트는 KAN'S 아이스크림. 핼러윈 장식이 걸린 쇼케이스 앞에서 시콰사 셔벗, 흑설탕, 시오 친스코, 류큐 홍차 와라비모치 같은 오키나와 맛을 한참 고르다, 하얀 맛과 갈색 맛 두 스쿱을 골라 바닷바람 맞으며 먹었습니다.
Cold Soba Menu
Flavors우리가 빌린 방은 나란히 붙은 555호와 557호. 그중 아빠와 아들이 2박을 묵을 557호 방문을 처음 연 순간. 산호빛 무늬 이불이 덮인 침대 두 개와 큰 창을 지나, 커튼을 젖히고 베란다로 나가자 눈앞에 바다가 펼쳐졌습니다.
왼쪽엔 하얀 모래사장과 초록 산자락, 오른쪽엔 구름 사이로 해가 내려앉는 수평선. 휴대폰을 들고 천천히 한 바퀴를 돌며 첫 풍경을 담았습니다.
5층 이상 코랄 룸 투숙객은 이게 다 무료!
Room 555 · Balcony엄마와 딸이 묵은 옆방 555호도 베란다 문을 여는 순간 온통 바다였습니다.
555호 베란다에 나서니 쏟아지는 햇살 아래 하얀 모래사장과 산호초 바다가 투명하게 내려다보였고, 반대편으로는 짙푸른 바다 너머 절벽이 길게 뻗어 있었습니다.
Cape Manzamo한쪽엔 하얀 리조트 해변, 다른 쪽엔 절벽과 수평선. 베란다 하나에 오키나와 바다가 다 담겨 있었습니다.
저녁 무렵 리조트 앞 해변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리고 첫날 저녁을 먹으러 아쿠아벨로 향했습니다.
Aqua Belle첫날 저녁은 미리 예약해 둔 리조트 뷔페 레스토랑 아쿠아벨(Aqua Belle). 음료 한 잔씩 곁들여 넷이 둘러앉았습니다.
수많은 메뉴 가운데 단연 최고는 셰프가 눈앞의 철판에서 바로 구워 주는 소고기 스테이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접시를 비우고 또 가져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붉은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 가고, 셰프가 집게로 한 점씩 뒤집을 때마다 다시 줄을 섰습니다. 첫날 밤 가장 많이 먹은 메뉴였습니다.
Autumn Desserts디저트 코너는 가을 한정 메뉴로 가득했습니다. 애플 바스크 치즈케이크, 파리브레스트, 보랏빛 우베 하우피아, 밤·무화과 파운드케이크, 호박 푸딩까지.
Our Plates참치 카르파초와 김밥, 연어, 폭립과 소시지, 하몽,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스테이크. 디저트로는 소프트아이스크림과 초콜릿 퐁듀 꼬치까지 담아 왔습니다.
大浴場 · 女湯든든하게 저녁을 먹고 방에 들렀다가, 자기 전 'Spa & Wellness' 복도 끝 대욕장으로 향했습니다. 「ゆ」 글자가 적힌 노렌을 걷고 들어가 뜨끈한 탕과 사우나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Spa & Wellness
Wooden Keys신발을 넣고 빼 드는 나무 열쇠 한 장. 번호가 새겨진 이 작은 나무 조각이 괜히 일본 온천에 온 기분을 냈습니다.
조식을 먹고 북쪽으로. 츄라우미 수족관을 보고, 비세 마을 카페에서 쉬어 다시 만자로 돌아왔습니다.
Aqua Belle · 7:58 AM둘째 날 아침은 전날 저녁 뷔페를 먹었던 아쿠아벨에서 시작했습니다. 케첩으로 하트를 그린 오믈렛, 스팸, 샤오롱바오, 그리고 아침부터 오키나와 소바와 카레까지.
따뜻한 말차 라테 한 잔까지 든든하게 먹고, 오키나와 북쪽 츄라우미로 출발했습니다.
Matcha Latte모토부 반도 끝, 해양박공원 안의 츄라우미 수족관. 햇빛이 비쳐 드는 얕은 산호초 바다에서 시작해 깊은 바다로 내려가듯 관람이 이어졌습니다.
모래 밖으로 고개를 쏙 내민 정원장어, 형형색색 산호 사이를 오가는 열대어까지 하나하나 들여다보느라 발걸음이 느려졌습니다.
Coral Sea햇살이 비쳐 드는 산호초 수조 앞, 형형색색 산호와 열대어를 배경으로 엄마와 딸이 꼭 붙어 섰습니다. 딸은 볼에 손을 대고 눈을 감은 채 수줍은 포즈를 잡았습니다.
수족관의 중심, 쿠로시오 대수조 앞에는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있었습니다. 커다란 고래상어가 먹이를 먹으려 몸을 세웠다가 천천히 유영하고, 쥐가오리가 날개를 펄럭이며 머리 위를 지나갔습니다.
푸른 유리벽 앞에 실루엣으로 선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리 가족도 한동안 말없이 바다를 올려다봤습니다.
Son
Mom
Photo Time머리 위로 쥐가오리가 지나가는 순간의 아들, 푸른 빛 속에서 웃는 엄마, 그리고 동생 사진을 찍어 주는 오빠.
Kiss!점박이 무늬 상어가 유리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아빠가 입을 쭉 내밀고 뽀뽀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상어도 아빠 쪽으로 고개를 돌린 듯한 절묘한 타이밍.
거대한 수조 앞에서 건진, 웃음이 절로 나는 한 장입니다.
Smile!유리 바로 앞을 스치듯 지나간 커다란 가오리. 배 쪽의 콧구멍과 입이 꼭 웃는 얼굴 같아서 다 같이 한참 웃었습니다.
Souvenir Photo수족관 입구에서 찍은 기념사진이 2026년 10월부터 2027년 3월까지 담긴 달력으로 나왔습니다. 고래상어 두 마리 사이에서 넷이 손을 상어 이빨처럼 오므리고 "어흥" 포즈.
집에 걸어 두고 볼 때마다 츄라우미의 파란 바다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수족관을 나와 바다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야외 공연장, 오키짱 극장(オキちゃん劇場)으로 향했습니다. 관람석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푸른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돌고래들이 일제히 물살을 가르다, 두 마리가 나란히 하늘로 솟구치자 관람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습니다.
유리 가까이 헤엄치며 몸을 푸는 돌고래, 조련사 신호에 맞춰 꼬리로 인사하고, 하늘 높이 뛰어오르고, 마지막엔 커다란 고래가 무대 위로 미끄러져 올라와 인사까지.
쇼 막바지, 돌고래가 주황색 튜브를 입에 물고 조련사 앞까지 헤엄쳐 와 고개를 쑥 내밀었습니다. 조련사가 튜브를 받아 번쩍 들어 올리자 관람석에서 박수가 터졌습니다.
우리 가족이 돌고래 쇼에서 가장 좋아한 장면입니다.
Cahaya Bulan츄라우미 수족관에서 돌고래 쇼까지 보고, 차로 5~10분 거리의 비세 마을로 향했습니다. 후쿠기 가로수길 끝, 바다 바로 앞 잔디 마당이 펼쳐진 비치 카페 Cahaya Bulan.
하얀 파라솔 아래 테라스 자리에 앉아 파인애플과 생크림을 듬뿍 올린 트로피컬 팬케이크, 과일 가득한 아사이볼, 아이스커피와 아이스티를 주문했습니다. 팬케이크가 나오자 딸은 두 손으로 볼을 감싸며 감탄했습니다.
Mom
Son
Açaí Bowl팬케이크를 자랑하는 엄마, 바다를 등지고 앉은 아들, 그리고 키위·블루베리·딸기·바나나가 올라간 아사이볼.
Tropical Pancake슈가파우더를 뿌린 폭신한 팬케이크 두 장 위에 달콤한 파인애플 조림과 산처럼 쌓인 생크림. 바다 바람을 맞으며 나눠 먹은 이 한 접시가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Bise Village카페를 나와 비세 마을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분홍 부겐빌레아가 핀 입구를 지나니, 오래된 후쿠기 나무가 양쪽에서 가지를 맞댄 초록 터널이 이어졌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는 길을 남매가 앞서 걷고, 엄마 아빠가 천천히 그 뒤를 따랐습니다.
Brother & Sister
Green Tunnel
Mom & Dad모자를 눌러쓴 엄마와 아빠가 빛이 들어오는 길 끝을 향해 나란히 걸었습니다. 서두를 것 하나 없는 오후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로손에 들러 UFO 야키소바와 돈베이 우동 같은 일본 컵라면과 간식을 잔뜩 골랐습니다.
Manza · Garden Pool호텔 앞, 파란 파라솔 아래 줄지어 선 선베드에 수건과 가방을 내려놓았습니다. 잔디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자리였습니다.
래시가드를 챙겨 입고, 발끝으로 물 온도를 확인한 다음 하나둘 수영장으로 들어갔습니다.
Splash!북부 나들이를 마치고 리조트로 돌아오자마자, 래시가드로 갈아입고 가든풀로 달려갔습니다. 해가 기울며 하얀 리조트 건물이 노을빛으로 물들고, 넓은 수영장은 온통 우리 차지였습니다.
엄마는 물속에서 두 팔을 번쩍, 아들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첨벙. 하루 종일 달린 피로가 물속에서 다 풀렸습니다.
V
Floating
Hibiscus Pool물 위에 둥둥 떠서 하늘을 보는 아들, 그리고 히비스커스 벽화가 그려진 작은 풀에서 손하트를 그린 엄마와 아들.
큰 수영장 한쪽, 히비스커스 벽화가 그려진 작은 풀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졌습니다. 엄마는 폭포 아래를 헤엄쳐 지나가 카메라를 향해 활짝 손을 흔들었습니다.
아들은 넓은 수영장을 자유형으로 시원하게 가로질렀습니다. 해 질 녘 리조트 수영장이 온통 놀이터였습니다.
After Swim
After Swim수영을 마치고 불이 하나둘 켜지는 리조트 앞에서 한 장씩.
하루 종일 달린 길을 돌아 리조트에 다시 들어서니 집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대욕장과 사우나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방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펑, 펑 소리가 났습니다. 깜짝 놀라 555호 베란다로 뛰어나가 보니 호텔 바로 앞에서 불꽃이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분홍, 보라, 하얀 불꽃이 머리 위에서 터지고,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불꽃놀이는 가족 모두 처음이었습니다. 영상의 소리를 켜고 보면 그날의 함성이 그대로 들립니다.
영상 1분 18초, 바로 눈앞에서 터진 큰 불꽃에 엄마와 딸이 베란다 창가에서 동시에 깜짝 놀라는 순간. 이번 여행에서 가장 생생한 장면을 따로 담았습니다.
느긋한 아침, 차탄의 아메리칸 빌리지, 그리고 나하의 밤.
Japanese Breakfast만자에서의 마지막 아침은 호텔 지하 1층의 일본요리 레스토랑 운카이(雲海)에서 먹었습니다. 지하라고는 해도 은은한 창호지 벽을 따라 복도를 걸어 들어가면, 통유리 너머로 야자수 정원이 펼쳐진 창가 자리가 기다립니다.
천천히 먹고, 해변을 한 번 더 걸은 뒤 체크아웃했습니다.
My Plate생선구이, 단호박 조림, 시금치 깨무침, 가지, 고야 참프루, 계란말이까지 조금씩 골라 담고, 밥 한 공기와 낫토를 곁들였습니다.
디저트로는 단팥 경단과 자몽, 오렌지에 주스 한 잔. 시콰사·구아바 같은 오키나와 주스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Way In
Champuru
Side Dishes
Dessert
Morning Talk아이들이 디저트를 고르러 간 사이, 정원을 등지고 나란히 앉아 오늘 갈 아메리칸 빌리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두를 것 없는 여행의 아침이었습니다.
체크아웃하고 나하의 호텔로 옮기는 날. 짐을 챙겨 유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층층이 둘러싼 객실 복도 한가운데로 야자수와 열대 식물이 가득한 로비 정원이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영상 맨 마지막, 유리창 아래로 먼저 내려가 로비에서 체크아웃을 기다리던 아빠가 딱 보였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분홍, 주황, 노랑으로 칠한 건물들이 이어진 거리. 미국 서부 해안 마을을 닮은 골목을 따라 상점을 하나씩 들어가 보았습니다.
딸은 가챠에서 헬로키티 참을 뽑아 들고 환하게 웃었고, KITTY JUICE에서는 헬로키티 티셔츠도 한 장 골랐습니다. 아들은 소품 가게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빴습니다.
거리 끝에는 빨간 네온 글씨의 CINEMAS 간판이 걸린 영화관도 있어, 미국 어느 소도시에 온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엄마와 아들, 딸이 알록달록한 골목을 어슬렁어슬렁.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며 "뭘 쇼핑할까?" 고민하는 뒷모습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여유로운 장면이었습니다.
Gacha
Shopping
Fashion
Charms
Palm Street
Photo Spot
Fortion BLDG
Alley
Cinemas거리 한쪽의 오락실에 들어서자 인형 뽑기 기계와 리듬 게임이 형형색색 불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Purikura오락실에 왔으면 빠질 수 없는 일본식 스티커사진, 프리쿠라. 좁은 부스에 넷이 꼭 붙어 볼에 손을 대고, 브이를 그리며 포즈를 잡았습니다.
요즘 일본 스티커사진은 눈은 크게, 얼굴은 갸름하게 바꿔 주는 보정이 유행이라, 인쇄된 사진 속 우리 넷은 아이돌처럼 변신해 있었습니다. 딸은 사진 위에 "이쁜♡", "아메리카빌리지" 손글씨까지 남겼습니다.
盛!
Pink화면에 변신한 우리 가족 사진이 줄줄이 뜨는 동안,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참을 웃었습니다.
Butter Chicken Pizza점심은 NÔMIX(BOLLYWOOD DREAMS). 커리와 탄두리 치킨을 올린 버터치킨 피자, 치킨 키마커리를 스파게티에 더한 키마 볼로네제, 샌드위치까지 이색적인 맛이었습니다.
식사 뒤에는 바다 산책로 앞 ZHYVAGO COFFEE WORKS로. 아메리카노 두 잔과 캐러멜이 듬뿍 올라간 캐러멜 매드 셰이크를 주문해, 파라솔 아래에서 바다를 보며 마셨습니다.
Keema Bolognese
Ordering
Beach카운터에서 메뉴판을 보며 주문을 맡은 아들, 그사이 Beach 간판 아래 바다 앞 자리를 잡고 기다린 딸과 아빠.
Americano by the Sea노란 컵 두 잔은 아메리카노, 한 잔은 휘핑크림 위로 캐러멜을 두른 셰이크. 남색 ZHYVAGO 파라솔 너머로 하얀 난간과 바다가 펼쳐져, 커피 한 잔이 그대로 그림이 됐습니다.
Zhyvago Coffee
Menu
Seaside Walk커피를 받아 들고 바로 앞 바닷가 산책로로 나섰습니다. 하얀 난간 앞에 서니, 파란 하늘과 바다가 한 장의 그림 같았습니다.
아들과 딸은 나란히 난간에 기대 한참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All Four푸른 테트라포드가 쌓인 방파제 앞에서 아들이 팔을 쭉 뻗어 넷을 한 화면에 담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우리 가족다운 사진 한 장.
Heart Arch
Horizon하트 아치 아래의 우리 둘, 그리고 수평선을 바라보는 딸.
Son
Mom & Daughter같은 아치 아래 선 듬직한 아들, 그리고 나란히 볼하트를 그린 엄마와 딸.
Depot IslandDepot Island 시계탑이 서 있는 바닷가 산책로. 야자수와 빨간 파라솔, 나무통 의자가 늘어선 길을 커피 한 잔 들고 손잡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새파란 하늘 아래, 오랜만에 우리 둘만의 데이트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Room 515나하에서는 JR 규슈 호텔 블라섬 나하 515호 가족룸에 묵었습니다. 짐을 풀자마자 낮에 아메리칸 빌리지 KITTY JUICE에서 산 헬로키티 티셔츠를 입고 거울 앞 인증샷부터 남겼습니다.
창밖으로는 돈키호테와 오키나와은행이 있는 사거리가 내려다보였고, 국제거리가 걸어서 바로였습니다.
큰 창가에 서면 돈키호테 건물이 바로 앞. 방 안쪽에는 싱글 침대 아래위로 2층 침대가 놓여 있어, 넷이 한 방에서 지내기 딱 좋았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낮에 ZHYVAGO에서 들고 온 노란 커피 컵. 아이들은 들어서자마자 2층 침대부터 차지했습니다.
Kokusai Street호텔에서 몇 걸음 나서면 바로 국제거리. 무쓰미바시 상점가 입구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간판이 빼곡한 나하의 저녁을 마주했습니다.
Gyukatsu Motomura저녁은 호텔 앞 규카츠 모토무라. 불 밝힌 간판 아래 한참 줄을 선 끝에 넷이 나란히 자리에 앉았습니다.
소고기 규카츠 130g 정식에 작은 반찬 3종, 보리밥, 명란, 마즙, 콩고물 디저트까지 한 쟁반에 차려졌습니다. 다 같이 엄지를 들고 브이를 그리며 기념사진부터 남겼습니다.
겉만 바삭하게 튀겨 속은 붉은 소고기를 개인 화로의 돌판에 한 점씩 올려, 원하는 만큼 구워 먹는 방식입니다.
푸른 불꽃 위 돌판에서 지글지글 익어 가는 소리에 다들 젓가락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Little Grill
Gyukatsu Set
Waiting Line
Son's Drink고기 한 점에 곁들인 아들의 하이볼 한 잔. 윌킨슨 탄산수와 함께 시원하게 마셨습니다.
오래 줄 서서 겨우 앉은 자리. 나란히 앉아 규카츠를 한 점씩 집어 먹으며 오늘 하루를 이야기했습니다.
밤이 되자 거리는 더 환해졌습니다. 낮에 건넜던 그 사거리를 다시 지나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13F Panorama호텔 13층에 올라가니 나하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빌딩 불빛이 끝없이 이어지는 도시의 야경은 만자의 바다와는 또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13F Library같은 층의 라이브러리 라운지는 오키나와 책과 화집이 꽂힌 조용한 휴식 공간. 푹신한 소파에 기대 앉아 여행의 마지막 밤을 천천히 보냈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515호 커튼을 걷자, 창밖으로 환하게 불 밝힌 돈키호테와 오키나와은행 사거리가 내려다보였습니다.
13층의 넓은 야경과는 또 다른, 바로 눈앞의 나하 밤거리. 그렇게 오키나와의 마지막 밤이 깊어 갔습니다.
Don Quijote저녁 7시쯤, 호텔 창밖으로 보이던 돈키호테 국제거리점에서 이번 여행의 선물 쇼핑을 몰아서 했습니다. 로토 V 프리미엄과 리세 안약이 가득한 안약 코너는 필수 코스였습니다.
오키나와 홍고구마 타르트 여섯 박스, 시콰사 하이츄, 망고·아세로라·시콰사 구미, 바다포도까지. 이 선물들은 집에 와서 연 가방 속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비 내리는 아침, 차를 꺼내 공항으로. 마지막 라멘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집으로.
호텔 주차장은 기계식 주차 타워였습니다. 오전 9시, 비 내리는 출고장 앞에서 기다리자 나흘 동안 함께한 검은색 토요타 노아가 문 밖으로 천천히 나왔습니다.
Driver
On the Road오른쪽 운전석, 왼쪽 차선. ENEOS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빗길을 달려 렌터카 영업소로 향했습니다.
ODAL Rent a Car나흘 동안 우리 가족의 발이 되어 준 오달렌트카. 차를 반납하고 보랏빛 셔틀버스를 타고 나하공항 출발층에 내렸습니다.
북쪽의 츄라우미부터 만자, 차탄, 나하까지 함께 달린 길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Naha Airport나하공항 출발층, 체크인 카운터를 향해 앞서 걷는 두 아이의 뒷모습. 캐리어와 기념품 봉투를 끌고 가는 아들은 든든했고, 그 곁을 나란히 걷는 딸은 예뻤습니다.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번 여행을 함께 와 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George Ramen나하공항 면세 구역의 라멘집 George에서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했습니다. 빨간 그릇에는 마른 새우가 수북이 올라간 새우 미소라멘, 하얀 그릇에는 연근과 단호박,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가 든 카레라멘.
여기에 타코야키와 유부초밥 두 개, 복숭아 맛 이로하스까지. 진동벨 2번이 울리자 받아 온 쟁반을 한 그릇씩 깨끗이 비웠습니다.
No. 2
Curry & Shrimp
Blue Seal디저트는 오키나와의 블루씰 아이스크림, 음료는 오키나와 한정 시콰사 환타. 면세점에서는 로이스 이시가키 소금 초콜릿과 말차 포키를 챙겼고, 창밖에서는 우리를 태우고 갈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LJ342 · Home오전 10시 15분쯤 호텔을 나서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오후 1시 15분 나하를 떠난 진에어 LJ342에 넷이 나란히 앉아 마지막 셀카를 남겼습니다.
나흘 동안 실컷 놀고 쉰 덕분인지, 비행기가 뜨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둘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Nap Time
Above the Clouds한국으로 돌아오는 하늘. 오후 3시 30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무사히 내려앉았습니다.
집에 도착해 여행 가방을 열어 보니, 오키나와가 가방 두 칸을 꽉 채워 따라와 있었습니다.
Unpacking한쪽에는 오키나와 소바와 돈코츠 라멘, UFO 야키소바까지 컵라면이 줄지어 들어 있고, 말차 포키와 보랏빛 홍고구마 타르트, 과자 봉지들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다른 쪽엔 캔 음료와 이시가키 소금 초콜릿, 오리온 맥주 기념품과 오키나와 마그넷까지. 집에서 하나씩 꺼낼 때마다 여행이 조금씩 이어질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 소바부터 야키소바까지, 집에서 다시 맛볼 일본의 맛.
말차 포키, 자색고구마 타르트, 이시가키 소금 초콜릿.
오리온 맥주 굿즈와 마그넷, 냉장고 문에 붙여 둘 여행의 증거.
바다를 보고, 맛있는 것을 먹고, 함께 쉬었던 나흘. 이 여행은 이렇게 기억될 것입니다.
바다를 보고,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곳에서 함께 쉬었던 나흘.2026 · 10 · 08 — 10 · 11
이번 여행에 함께하지 못한 우리 봄이. 가족들이 오키나와 바다에 있던 그 시각, 봄이는 할머니 집에서 이모와 함께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이모 무릎 위에 올라앉아 둥가둥가 놀이 중인 봄이. 흔들흔들 신이 났다가, 마지막엔 카메라를 향해 혀를 쏙 내밀고 인사했습니다.
봄이야, 다음 여행은 꼭 같이 가자!